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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1-01 12:49
[오늘의 MBN] 말과 흑염소의 절친노트
 글쓴이 : 계리정 (121.♡.194.48)
조회 : 8   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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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르포 특종세상 (1일 밤 9시 50분)

경기 과천 한 경마장에 매일 수상한 광경이 목격된다는 제보를 받고 제작진이 찾아 나섰다. 바람을 가로지르며 달리는 경주마들 사이에서 흑염소 한 마리가 눈에 띈다. 별한 사연을 가졌다는 주인공은 흑염소 '염분이'다. 그리고 그녀의 짝꿍은 갈색 머리칼을 휘날리는 경주마 '아멘다'다.

제 덩치의 몇 배나 되는 말이 무섭지도 않은지 경주마 아멘다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졸졸 따라다니는 염분이. 심지어 마구간을 제집 드나들 듯 하는가 하면 밤이 되면 아멘다와 동침한다.

3년째 한방에서 동고동락 중인 염분이와 아멘다. 대체 이들은 어떻게 친구가 된 것일까. 종을 초월한 말과 흑염소의 수상한 동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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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이 없어서 기득권에 저항할 수 있는 마지막 나이.

30대를 가리키는 또 다른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기존 제도에 대한 불만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교차하는 모습. 30대의 현주소다. 그들은 빠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과거의 낡은 관행을 증오하면서도 동시에 예상치 못한 미래가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한다.

여러 사회 현상에 대한 30대의 생각을 이슈별로 정리했다.

매경이코노미가 오픈서베이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국민연금 제도에 불만을 표한 30대 비율은 62%다. 은퇴 이후 매월 국민연금으로 150만원 이상 수령이 예상되는 인원 비율은 현재 50대 31.3%, 30대 1.5%다. <매경DB>

30대의 생각 1 국민연금 못 믿어

▶3명 중 2명, 가입 자율화 ‘동의’

은퇴 후 마지막 보루. 바로 국민연금이다. 시작은 좋았다. 1988년 처음 도입됐을 때만 하더라도 수익률은 파격적이었다. 소득대체율(생애 평균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은 70%에 달하는데 보험료율은 3%(근로자 부담 1.5%)에 불과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한 50~60대는 가장 많은 혜택을 입었다.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지 30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기금 고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점점 ‘더 내고 덜 받아야 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은퇴 후 매월 150만원 이상 수령이 가능한 사람 비율은 현재 50대의 경우 31.3%에 이른다. 반면 현재 30대는 1.5%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연금 개혁이 방치되면서 국민연금이 30대를 포함한 미래 세대에게 고스란히 짐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연금 문제는 저성장·저고용과 맞물려 세대 갈등의 ‘핵’으로 떠올랐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국민연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현재 국민연금 제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의 비율(62%)이 긍정적인 시각(8.7%)을 압도했다. 국민연금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뚜렷하다. ‘기금 고갈로 노후에 연금을 받을 수 없을 것이란 불안감(50.3%)’ 때문이다.

국민연금 제도에 대해 30대는 전반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함께한다. 10명 중 9명 이상(91%)은 현재 국민연금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정부가 국민연금 가입 자율화를 추진한다면 동의한다는 의견도 3명 중 2명(67.7%)에 달한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10명 중 1명(11.3%)꼴에 불과하다.

예상보다 빠른 고령화와 경제성장률 하락 등으로 국민연금은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바뀌고 있다. 그리고 30대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에 동참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30대의 생각 2 유명무실 청약

▶불가능한 내집마련에 울상

지난 4~5년간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가장 불만이 많았던 세대는 30대가 아닐까. 30대는 당장 집이 필요하지만 집을 구입하기에는 다소 벅찬 세대다. 이들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청약이다.

문제는 서울 집값이 급등하면서 덩달아 청약에 당첨될 확률이 극히 낮아졌다는 점이다. 청약제도가 국민주택 규모(전용 85㎡ 이하)에 대해서는 100% 가점제로 바뀌면서 30대는 서울에서 청약에 당첨될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 청약제도에 대해 30대 10명 중 8명(78.6%)은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40.3%는 ‘(현 청약제도가) 30대에게 매우 불리한 방식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인구구조가 바뀌고 있는 만큼 제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38.3%에 달했다.

30대가 청약제도에 불만을 갖는 이유는 다름 아닌 가점 산정 방식 때문이다. 가점은 부양가족 수에 따라 5~35점, 무주택 기간 2~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17점으로 총점 84점이다. 부양가족 수는 1명이 늘어날 때마다 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은 1년이 경과할 때마다 1점, 무주택 기간은 1년이 경과할 때마다 2점씩 오른다.

문제는 만 30세 이후를 기준으로 무주택 기간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한국 나이로 31세 혹은 32세부터 무주택 기간을 계산하다 보니 40대 중반이 되지 않으면 아무리 무주택자로 오래 지내도 무주택 기간 가산 점수를 얻기 어렵다.

가점 산정 방식은 2007년 틀이 만들어진 후 단 한 번도 개정되지 않았다. 12년 전과 지금은 인구구조부터 시작해 많은 것이 바뀌었다. ‘만 30세부터 무주택자’라는 획일적인 기준으로 인해 30대들은 청약을 통해 집을 구하는 것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

30대의 생각 3 계속고용제가 뭐야?

▶마냥 달갑지만 않은 정년 연장 논의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정부가 정년 연장, 계속고용제도 등 5060세대의 근로 기간을 늘리는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30대 입장에서 썩 달갑지 않다.

정부는 2016년부터 기업이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한 데 이어 지난 9월 18일 계속고용제도 도입을 2022년부터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계속고용제도는 기업이 노동자를 60세 정년 이후에도 일정 기간 고용하도록 의무를 부여하는 정책이다. 기업은 재고용, 정년 연장, 정년 폐지 등의 방식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제도가 시행되면 2030세대를 위한 새 일자리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과거 구(舊)386세대가 구직활동을 하던 1980년대 말~1990년대 중반은 한국 경제가 고속 성장을 이어가던 시기다. 덕분에 별다른 스펙 없이도 여러 직장에 합격해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가는 경우가 많았다.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려면 대학 입학과 동시에 스펙을 쌓기 시작하는 것은 기본, 졸업을 유예하고 ‘취업 N수(취업에 여러 번 도전하는 것)’를 각오해야 하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30대가 국내 취업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한 것도 ‘취업을 위해 실제 업무에 비해 과한 스펙을 쌓아야 한다’(40.3%)는 점이다. 뒤를 이어 31.3%는 ‘양질의 일자리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비교적 쉽게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한 세대가 정년 연장 혜택까지 누리려고 한다니 30대 입장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정책 도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설문조사에서 정년 연장, 계속고용제도에 대해 ‘고령화 시대에 필요성은 인정하나 부작용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응답이 63.3%를 기록했다.

30대의 생각 4 ‘헬조선’ 못 견뎌

▶10명 중 8명 “이민 생각해봤다”

국내에서의 삶에 만족하지 못해 아예 탈(脫)조선을 꿈꾸는 30대가 많다. ‘이민’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한 번쯤 막연하게라도 이민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는 응답이 43.7%를 기록했다. ‘어느 정도 관심이 있지만 준비해본 적은 없다’는 응답이 37.7%로 뒤를 이었다.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자까지 포함하면 30대 10명 중 8명 이상(83.4%)이 소위 ‘탈조선’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봤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혀 이민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사람은 6%, 이민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다는 사람은 10.7%에 그쳤다.

탈조선을 희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소득 양극화를 비롯한 경제 문제(31%)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이나 대학 입시 등 자녀 교육 문제(19%), 워라밸 없는 직장생활 등 직장 문제(18.7%)도 적지 않은 표를 받았다.

30대 사이에서 한국을 떠나려는 수요가 많다는 점은 이민 컨설팅 업계 관계자들도 동의하는 내용이다. 한 이민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자녀 교육이나 노후생활을 위해 이민을 고려하는 40~60대가 많았다. 최근에는 경쟁이 치열한 한국 문화와 취업난, 미세먼지를 비롯한 환경 문제, 국가 안보 문제 등으로 인해 해외 이주를 생각하고 있다며 상담을 의뢰해오는 30대가 부쩍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어떻게 조사했나 ‘30대의 정치·사회·경제 이슈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는 모바일 리서치업체 오픈서베이와 함께 진행했다. 전국 30대 남녀 300명(남성 150명, 여성 150명)이 10월 21일 하루 동안 설문에 응했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31호 (2019.10.30~2019.11.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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